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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백 : 엄마는 살인자가 아니다

광주여자 2023. 2. 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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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

영화 결백은 2009년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막걸리에 독극물을 탄 살인 사건이라는 점 외에는 영화의 내용과 같은 부분이 없지만, 실제 사건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한 가정에서 일어난 비극이라는 것이 영화와 실제 사건을 닮아보이게 합니다.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은 부적절한 관계였던 아버지와 딸이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입니다. 어머니를 살해하기 위해 제조된 막걸리를 어머니 외에도 마을주민 3명이 함께 마시게 되었으며, 마신 마을주민 3명 중 한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으로도 모자라 아버지와 딸이 십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경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대법원은 아버지에게 무기 징역을 딸에게는 징역 20년 형을 선고하며 사건은 종결되는 듯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난 1년 후, 2012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을 취재하고 방송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법원의 판결과는 다른 주장을 포인트로 하여 방송을 송출하였습니다. 방송 내용은 정식 재판이 시작되자 부녀가 검사의 강압에 의해 자백을 했다고 주장한 점, 아버지가 막걸리를 구매한 식당에서는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막걸리를 판매한 적이 없는 점, 아버지가 청산가리를 구매했다는 자전거 점포가 사건 발생 17년 전에 폐점한 점포였다는 점 그리고 사건 초기에는 딸이 인터넷을 통해 청산가리를 구매했다고 진술했으나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인 점이 파악된 후 청산가리 구매자가 아버지로 변경된 점 등을 다루며 사건 조사의 허술함을 지적하였습니다. 방송은 위와 같은 내용들로 보아 검찰이 작성한 진술서가 신빙성이 부족하며 사건을 다시 재판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상처뿐인 집에 돌아온 이유

유명 로펌의 변호사인 정인(신혜선 분)은 뉴스로 어머니 화자(배종옥 분)가 살인사건의 범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대학 진학을 반대하던 아버지 안태수(최홍일 분)로 인해 집을 떠나 가족과 절연하여 살아왔던 그녀는 어머니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정인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 화자와 재회하게 됩니다. 화자는 남편인 안태수의 장례식에서 막걸리에 청산가리를 넣어, 음용한 4명의 주민 중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상해를 가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구금된 상태였습니다. 정인은 딸인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는 화자가 잔인한 살인 사건의 범인일 수가 없다며 그녀의 변호를 맡습니다. 그녀는 어머니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추인회 시장(허준호 분)을 비롯한 세명의 주민들과 아버지 안태수 간의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정인이 사건을 조사하면 할수록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정인의 집안에 얽힌 진실을 마주하게 되며 혼란 속에서 그녀는 이번 사건의 진정한 피해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변호사이기 전에 딸인 그녀

정인은 어렸을 적 그녀의 실수로 동생 정수(홍경 분)가 지적 장애를 가지게 됐다는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습니다. 가정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정인은 고향을 떠나 가족들과 절연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런 정인이 어머니가 누명을 썼다는 생각으로 바로 로펌 일을 정리하고 고향 대천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정인은 그녀에게 많은 상처를 준 가족을 결국에는 끊어내지 못합니다.

고향에 내려가 정인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정인은 아버지가 그녀에게 저지른 폭행이 가정 폭력만이 아니었으며 더욱이 자신의 어머니도 그 폭행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그녀가 어머니 또한 자신과 같은 피해자였기에 어릴 적 아버지의 폭행에서 자신을 지켜준 어머니와 같이, 이제는 늙고 병에 걸린 어머니를 자신이 지키기로 마음먹었다고 추측합니다. 영화의 후반부쯤이 되면 그녀는 화자의 변호사보다는 딸로서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데, 어쩌면 자신의 직업윤리를 준수하지 않은 그녀의 행동이 옳지 않았다고 비난받을 수 있으나, 저 또한 그 누구의 딸이기에 그녀의 선택에 마냥 손가락질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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