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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상 : 조건 없는 인질범과의 딜

광주여자 2023. 3. 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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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협상가와 원하는 것이 없는 인질범

채윤(손예진 분)은 서울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에 소속된 협상가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그녀는 휴가 중 발생한 양재동 인질극을 처리하기 위해 출동하게 되고, 그녀가 인질범들과 협상을 진행하는 중 상관 정준구 팀장(이문식 분)이 그녀의 현장에 특공대를 진입시켰습니다. 특공대 진입의 사실을 알게 된 인질범들은 이성을 잃고 인질 한 명을 살해하였고, 그녀는 남은 여자 인질만은 지키려 하였으나 결국 현장에서 인질 두 명을 모두 잃게 됩니다. 채윤은 본인의 부족함으로 인해 인질들이 사망하게 되었다고 자책하며 사직서를 제출하나 팀장은 그녀의 사표를 수리해주지 않고 출장을 다녀온 후 얘기하자며 태국으로 출장을 갑니다. 정준구 팀장이 태국으로 출장을 가고 며칠 뒤 채윤은 자신의 팀 상관 중 한 명인 안혁수(김상호 분)와 함께 경찰청장의 영문도 모르는 호출을 당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채윤은 별다른 설명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고 그 곳 모니터에서 태구(현빈 분)를 만나게 됩니다. 민태구는 무기밀매범으로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태구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한국의 기자와 경찰을 인질로 잡고 인질극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두 명의 인질 중 경찰은 채윤의 팀 상관인 준구였습니다. 준구를 구하기 위해 채윤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태구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태구는 자신의 조건을 말하지 않고 채윤의 외모 평가나 신체 사이즈 등 지금의 상황과 관련 없는 시덥지 않은 질문들만 그녀에게 합니다. 또한 다른 관계자가 채윤을 대신하여 태구와 대질하려고 하는 것을 거부하며 오직 채윤만을 협상가로서 원하고 있습니다. 채윤은 태구와 대화를 이어가며 인질로 잡힌 한국인 기자의 정체가 기자가 아닌 국정원 비밀 요원임을 알게 됩니다. 이상목 요원(정인겸 분)은 기자로 신분을 세탁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태구와 그의 조직을 조사 중에 태구에게 발각되어 인질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태구는 채윤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고 테이블에 앉았으나 자신을 속이고 거짓말 했다는 이유로 채윤이 보는 앞에서 정준구를 사살합니다. 채윤은 또다시 자신의 현장에서 인질을 잃게 되었다는 죄책감과 그 인질이 자신의 상관인 준구라는 슬픔에 울부짖지만 태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4명의 일가족 인질을 노출시키며 자신의 패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민태구는 무슨 이유로 이러한 잔인한 인질극을 벌이게 된 것인지, 그리고 왜 하필 채윤을 인질극의 협상 상대로 지목한 것인지를 생각하며 관람하면 좋을 영화입니다. 채윤이 지난 사건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이상목 요원과 태국으로 여행을 온 행복한 가정을 지켜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원촬영도 문제없는 베테랑

영화 협상에서 기존 촬영기법과는 다른 이원촬영으로 대부분의 장면이 진행되었습니다. 현빈 배우님과 손예진 배우님은 영화 촬영 대부분을 각자 준비된 별도의 공간에서 연기를 했습니다. 대면하여 상대 배우의 눈빛과 표정을 읽으며 연기하는 것이 아닌 좁고 갇힌 공간에서 모니터 너머의 상대 표정을 읽으며 연기를 했습니다. 이러한 촬영 방식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고 다수의 인터뷰에서 두 배우님은 그렇게 영화 촬영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많은 스태프들 속에서 영화 속 캐릭터에 빠져 연기를 하는 것도 대단한데, 그 상황 속에서 모니터만을 의지하여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고 이것이 관객들에게 불편함에 없도록 전달하는 것이 정말 배우님들의 능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특히 정준구 팀장이 사살되는 장면에서 그 능력이 도드라지게 보였습니다. 정준구 팀장이 죽고 난 뒤 채윤은 태구에게 욕과 함께 분노를 표출합니다. 채윤 역을 맡은 손예진 배우님께서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슬픔이 뒤섞인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 또한 모니터를 앞에두고 만들어낸 감정이라는 것이 그녀가 프로 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손예진 배우님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열일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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