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이 김선달 : 대동강 팔기 프로젝트

양반집 규수부터 임금까지, 신출귀몰한 그의 사기행각

김선달(유승호 분)은 조선 최고의 사기꾼입니다. 병자호란에서 함께 살아남은 보원(고창석 분)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기행각을 벌입니다. 함경도 함흥에서는 닭을 황금봉황으로 속이고 3천 냥에 팔았으며 경상도 경주에서는 종갓집 며느리에게 아들을 낳을 수 있다며 첨성대를 1만 냥에 팔고, 전라도 나주에서는 선달이 여장하고 거상 정판석을 유혹하여 2만 냥을 갈취하였습니다. 점점 그들의 사기행각을 대담해져 갔고 이번에는 임금 효종(연우진 분)의 온양 별궁에 잠입하여 3만 냥의 금을 훔치는 대범함을 보였습니다. 임금까지 흉내 낸 김선달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던 조정에서는 의금부 도사 이완(전석호 분)이 팀을 꾸려 김선달과 보원을 잡기 위한 수색작업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런 조정의 움직임에도 김선달은 다음 작업을 준비합니다. 다음은 성종익 대인(김영필 분)이 판권을 독점하고 있는 담파고 전량을 훔쳐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담파고 창고에 들어가기 위해선 성대인의 직인이 찍혀 있는 통행증이 있어야 창고 앞 경비들을 통과할 수 있어야하며 매일 창고를 방문하는 성대인이 창고에 오지 못하게 하고 창고를 지키고 있는 성대인의 경비들 또한 따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원은 불가능한 일이라 하였지만 선달은 이번 일 또한 진행합니다. 선달과 함께 자라온 동생 견이(시우민 분)도 앞으로는 형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선달은 착한 동생 견이만은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업 당일 견이를 일을 시킨다는 명분으로 다른 곳으로 보내버립니다. 수십의 경비와 성대인을 따돌리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선달은 기지로 성공하였고 두 사람은 10만 냥 가치의 담파고를 훔쳐 유유히 성대인의 창고를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일이 다 끝나고 그 때서야 형들이 자신과 헤어지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견이는 선달을 찾아다니고 그런 견이를 선달로 오해한 성대인은 견이를 잡아들입니다. 잡은 견이를 누군가에게 데려가는데 바로 그 사람은 성대련(조재현 분)입니다. 성대련은 담파고 창고의 주인으로 전란 당시 청에 백성들을 팔아넘기고 백성들이 농사지을 땅을 뺏어 재배한 담파고를 청에 뇌물로 바치는 등의 악행을 저지르며 청을 업고 조선의 실세로 자리 잡은 인물입니다. 성대인은 성대련에게 담파고를 훔쳐간 범인으로 견이를 데려가고 성대련은 청에 보낼 담파고를 가져간 견이를 그 자리에서 죽여버립니다. 친동생과도 같은 견이가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선달은 성대련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것은 대동강 아래에 금이 있다고 속여 성대련에게 팔아넘기는 것인데요, 선달은 귀신같은 성대련을 무사히 속이고 동생 견이의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요? 

 

조선 말기 희대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

봉이 김선달은 민담 속의 인물로 조선 말기 희대의 사기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달이라는 이름은 무과에 급제하였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않은 사람을 뜻하며 봉이라는 호는 닭을 봉으로 속여 팔았던 그의 일화에서 붙여졌습니다. 권선징악, 인과응보등의 교훈을 주었던 다른 민담 속의 인물들과는 달리 김선달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사기행각을 벌였으나 아동을 위한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각색되어 악한 인물들에게 사기 행위로 벌을 준 인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봉이 김선달의 무수한 사기 에피소드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대동강을 판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선달의 동생 겸이의 복수를 위해 대동강에 금이 있다고 속여 상인인 성대련에게 팔아 넘긴 것으로 각색되었으나 본 소설에서는 김선달이 미리 매수한 사람들을 이용하여 상인들에게 자신이 대동강 물을 판매하는 것을 보여주었고 선달이 대동강 물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것을 본 상인들은 김선달에게 대동강 물 판매권을 구매합니다. 판매권을 산 상인들은 대동강 물을 떠가려는 백성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백성들은 그런 상인들에게 돈이 아닌 돌을 던졌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동강의 수질이 한강과 유사하다고 하던데 지금과 같다면 아무리 김선달이라도 대동강을 팔아넘기는 것은 어림없었을 것 같습니다.